2016년 7월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투자처를 잃고 언제든 인출될 수 있는 떠도는 돈, 단기 부동자금이 950조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단기 부동자금은 만기가 짧은 예금과 적금을 비롯해 요구불예금과 같이 언제든 인출 가능성이 있으며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갈 수 있는 자금입니다.
단기 부동자금이 이정도로 늘어났다는 것은 시중에 그만큼 돈이 돌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돈은 어떠한 형태로든 유통이 되어야 그 가치를 인장받게 됩니다.
만약, 단기성 자금으로 지속적으로 남겨두게 되면 돈의 가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낮아지게 되는데요.
은행 등에 넣어놓는다고 하더라도 제로에 가까운 이자율을 생각한다면 돈의 가치는 은행에 넣어 놓더라도 지속적으로 낮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게 되면, 시중에 돈은 계속 풀리게 되더라도 경제 활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은행을 비롯한 각종 금융기관들이 기업에 대한 대출 등을 확대해서 인위적으로 유통시킬 수는 있으나 이 역시 인위적으로 경제를 돌리는 것이므로 실질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지금 현재 새로운 경제 성장 돌파구가 없는 저성장 기조 속에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자금이 이동한다는 것 역시 새로운 문제를 양산하기 때문에 진퇴양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새로운 투자처가 내수 경제에 의존한 산업분야일 경우, 결국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폭탄돌리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에 자금이 몰린다면 이는 분명 가뜩이나 가격 거품이 심한 부동산에서 누군가는 그 부동산 폭탄 손에 쥐고 다른 사람에게 돌리려 하는 폭탄돌리기의 연속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연적으로 가격 소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은 주식시장이지만, 실제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로 인한 자금 모집 역시 예상했던 것 보다는 소극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려도 결국 주주 손바뀜에 지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기존 주식을 사고 파는데 치중한다는 것은 곧 주식시장 역시 거품이 끼게 된다는 것이죠.
결국, 기업의 채권 시장이 답이 될 수 있어보이지만, 이 역시 답답한 것은 사실입니다.
기업 채권 시장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얼마나 될까요?
채권형 펀드를 통해서 간접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이 얼마나 될까요?
최근 채권형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낮은 수익률로 인해 높아져만 가는 투자자들의 눈에는 매력적이어 보일 수 없습니다.
은행 이자보다 낫다는 이유만으로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을 제외하고는요.
물론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것 역시 좋은 대안이나 공개 채권 매매 시장에 개인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니 결국 증권사 직원들을 통해 소개되는 몇몇 채권에 아는 사람만 투자하는 투자처가 되어버린지도 오랩니다.
한편,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위축된 소비 심리와 자금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불안심리 역시 투자처를 새롭게 만나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장벽이라 생각됩니다.
결국 새로운 투자처가 없는 저성장 경제의 진입지점에 있는 현실도 문제지만, 각종 생존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투자 자체를 염두해 둘 수 없는 현실적 장벽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 장벽들이 있지만, 현재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부동산이라고 봅니다.
부동산을 통한 시장 발전의 가장 큰 위험은 부동산은 매매 가격 단위가 지나치게 높은 태생적 문제에서 기인합니다.
이로인해 부동산 투자를 하던 아니면 실 거주를 목적으로 하던, 빌려서 살던, 부동산을 향해 대기된 자금은 실제 부동산에 투자된 자금보다는 비교도 안될 만큼 시장에 돈을 묶어 놓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부동산 임대업자가 전세를 놓는다면 전세금을 은행 외 다른 뾰족한 투자 대안이 없으므로 결국 언젠가는 돌려줄 돈이라는 점에서 이자 조금 더 주는 단기성 투자처에 넣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전세 세입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오르게 될지도 모르는 전세금에 대한 불안심리로 쉽사리 장기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월세로 전향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역시 과연 해결책이 될까요?
오히려 더 큰 자금을 시장에 묶어 놓을 것 입니다.
소비가 일어나는게 아니라 소비를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것이라는 점이죠.
월세 보금증이 아무리 작더라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합니다. 그럼 그 돈들은 다 어디로 갈까요?
역시 단기자금으로 묶이게 됩니다.
돌려줄 돈은 전세던 월세던 무조건 안전자산으로 단기간 묶일 수 밖에 없습니다.
월세를 내야하는 월세 세입자들은 당연히 막대한 1년치 가량의 월세 낼 돈을 통장에 묶어놔야 그래도 다리뻗고 자게 됩니다.
결국 부동산 중심의 시장 성장을 어떻게든 부여잡고 있는 지금의 실정에서는 단기성 돈을 묶어 둘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신규 물량이 쏟아지고 미분양 사태가 속출한다고 하지만, 그 신규물량은 어떤 돈으로 과연 받아내야 할까요?
결국 단기성 자금으로 받아내야 합니다.
그 단기성 자금은 형성된 것이라면 1인당 대규모 자금이 시장에 이미 묶여 있는 상태임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만약, 대출을 내어서 한다면 당연히 미래 소득까지 이미 저당잡히는 것이므로 결국 소비 위축은 물론이고 단기성 자금에 돈을 더 묶어 놓게 될 것 입니다.
부동산이 만약 실주거지 목적이 아닌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되는 형태로 발전을 해왔었다면 아마도 성장의 여지는 있었지만, 아직도 주거용 부동산에 집중되고 있으니 문제는 쉽게 가시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부동산은 일부 부동산을 제외하고 선택적으로 다가가거나 주거비가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낮아지면서 주거안전성이 확보된다면 당연히 소비는 증가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럼, 결국 투기성 자금보다는 실질적 성장에 베팅을 하는 투자성 자금이 장기간 소규모, 중규모, 대규모 기업들에 흘러들어갈 것이지만, 아직 의식주 중에 개인이 조절할 수 없는 주 (부동산)에 대한 시장 불안감으로 개선될 여지는 없어보입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N차에 가까운 거품 제거가 지나가서 주거비용으로 인한 문제가 해결되고 이로인한 주거안전성이 개인마다 어느정도 확보된다면 비로소 의식주 3가지 기본 요건에 걱정이 없어진 가장 큰 소비 주체 개인들의 소비가 활성화되고 성장을 위한 투자처로 과감하게 유통되지 않을까 합니다.